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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사업조합에도 준법지원인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

비욘드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박지훈


정비사업이 진행되는 사업현장에서는 조합임원의 비리를 의심하고, 조합사업의 적법절차 준수를 의심하는 일들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그도 그럴 것이 조합사업의 운영형태를 보면, 통상 조합장, 조합상근이사, 총무 단 3명이서 수천억 원에서 많게는 조 단위에 이르는 사업비가 필요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정비사업전문관리업자가 정비사업의 진행에 관한 용역업무를 수행하기는 하나, 근본적으로 정비사업 운영 주체인 조합의 구성원을 보면 수천억 원이 넘는 사업을 진행하는 조직이라고 보기에는 전문성과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의 면면을 보면, 해당 지역에서 오랜 기간 공인중개사업을 하던 사람이나, 별다른 직업없이 경매 등을 통해 부동산 투자를 진행하던 사람들이 추진위원장을 거쳐 조합장이 되는 경우가 왕왕 있고, 조합원들로서는 조합임원이 시공사나 정비업체와 결탁하여 부당하게 조합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우스갯소리로 조합장은 시공사 직원들이랑 술이나 마시고 도장만 찍어대는 거 아니냐는 소리도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상장회사의 경우 2012년 4월경부터 준법지원인제도를 시행하여 임직원에 대한 상시적 법률자문업무를 수행하고, 임직원이 계약체결 등 법적 위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 반드시 사전협의를 할 수 있게 하며, 임직원의 준법 통제 기준 준수 여부에 대한 이사회 보고, 임직원에 대한 준법 요구 및 위법하다고 판단한 사항에 대한 중지 및 개선 요구, 준법통제기준 등을 위반한 임직원에 대한 제재요청 등이 가능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였다.


그리고 준법통제기준 및 준법지원인을 의무적으로 마련하여야 하는 상장회사의 기준은 ‘최근 사업연도 말 현재의 자산총액이 5000억 원 이상인 회사’이다. 정비사업조합의 경우 조합원의 재산인 토지와 건축물을 철거하여 새로이 지어 분양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정비사업 대상지역의 건물 및 토지의 가치가 조 단위에 이르거나, 5000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물론 정비사업 조합에 준법통제기준을 마련하자는 의견에 대해, 조합사업비가 증가한다거나, 조합사업의 지연이 발생할 우려가 있음을 주장하며 반대의견을 제시하는 목소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에서 관련법령 및 정관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하는 분쟁과 조합임원의 비리 및 비리 의혹으로 인해 발생하는 법률비용이 준법통제기준을 마련하여 적법하게 조합사업의 운영을 진행하도록 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에 비해 많으면 많았지 결코 적다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은 오롯이 사적인 영역에 속한다고 보기도 힘들다. 정비사업은 공익관련성이 매우 큰데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 조합이 강제적으로 정비사업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토지를 매수하거나 수용할 수 있는 강력한 권한을 법률적으로 보장하고, 관리처분계획의 인가를 통해 해당 지역의 대지 및 건축물의 처분 및 관리권한을 조합에게 부여해주는 등 국가의 권한을 일부 부여받은 이유가 바로 공익관련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정비사업조합이 비리와 적법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사업비가 부당하게 증가하는 경우, 그 사업비는 조합원들의 분담금과 분양금, 일반분양대금에 반영될 수밖에 없고, 해당 지역의 부동산 시세에 영향을 미쳐 결국 전반적인 주택가격 상승에 악영향을 준다. 특히 대규모 세대의 분양은 결국 해당 지역의 부동산 시장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러한 중대한 사업을 진행하는데 있어 상장회사와 달리 준법지원인제도를 두고 있지 않은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에서는 정비사업과 관련하여 민법 중 사단법인에 관한 규정을 준용하도록 규정하는데, 영리를 추구하는 사단법인이 상법상 회사이고, 본질적으로 정비사업조합은 조합원들의 영리 추구를 위해 조직된 것임을 감안하였을 때 상장회사와 달리 볼 필요가 없으며, 정비사업의 높은 공익관련성에 비추어 그 업무를 진행함에 있어 준법통제기준마련의 필요성은 상법상 상장회사보다 높다.


따라서 정비사업 대상지의 가치 또는 사업비의 규모를 기준으로 정비사업조합에 대하여 준법통제제도와 준법지원인을 의무적으로 마련하도록 하는 것이 조합사업에 관하여 끊임없이 발생하는 조합임원의 비리의혹과 시공사, 정비업체와의 결탁의혹 등을 해소하여 원활한 정비사업조합의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기사 : https://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130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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